
일본은행(BoJ)과 차기 연준 의장 내정자 케빈 워시의 공통된 전략인 ‘양발운전(금리 인하와 긴축의 병행)’이 자산 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정리해 드립니다. 일본은행은 금리를 올리면서도 동시에 국채를 사들여 돈을 푸는, 이른바 ‘양발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보유한 채권에서 손실이 나지만, 다행히 예전에 싸게 사둔 주식(ETF)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서 그 손실을 메꾸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케빈 워시도 비슷한 전략을 제안합니다.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금리는 낮춰주되(악셀), 시장에 풀린 돈은 강하게 회수(브레이크)해서 달러 가치를 지키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돈줄을 죄면 비트코인이나 금 같은 자산은 가격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두 나라 모두 시장의 충격을 줄이면서도 어려운 경제 코너를 돌아 나가려는 고난도 운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목차
연준과 일본은행의 ‘양발운전’ 전략: 금리 인하와 양적 긴축(QT)이 만드는 자산 시장의 신질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리 정책과 유동성 관리를 동시에 조절하는 고난도 통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은행의 결산 결과와 케빈 워시의 정책 구상을 통해 향후 투자 방향을 진단한다.

1. 일본은행의 손실과 이익: 채권에서 잃고 주식에서 따는 ‘따갚’ 전략

일본은행(BoJ)은 금리 인상이라는 생소한 길을 가며 독특한 자산 구조로 위기를 넘기고 있다.
사상 최대 국채 평가손실의 발생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하면서 일본은행이 보유한 575조 엔 규모의 국채에서 막대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2024년 결산 기준 손실액은 28조 엔을 넘어섰으며, 금리 추가 상승 시 2025년에는 40조 엔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일본 주식 ETF가 살린 일본은행의 장부
채권의 손실을 메운 것은 2012년부터 꾸준히 매입한 일본 주식 ETF다. 닛케이225 지수가 5만 선을 위협할 정도로 급등하면서, 주식 평가이익이 46조 엔에 달해 채권 손실을 상쇄하고도 남는 상황이다. 일본 증시가 급락하지 않는 한 일본은행의 ‘방어운전’은 유효할 전망이다.
2. 케빈 워시의 정책 구상: 인플레이션의 뿌리를 뽑는 양적 긴축(QT)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내정자는 파월 의장의 진단이 틀렸다고 정면 비판하며 새로운 레짐 체인지를 예고한다.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과도한 돈 풀기’
워시는 공급망 문제보다 정부의 과도한 재정 지출과 이를 뒷받침한 연준의 국채 매입이 인플레이션의 진짜 원인이라고 본다. 따라서 연준이 보유한 6조 달러 규모의 자산을 공격적으로 매각하는 양적 긴축(QT)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리 인하(주는 것)와 유동성 회수(받는 것)의 빅딜
워시의 전략은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인 ‘금리 인하’를 수용하는 대신, ‘유동성 축소’를 통해 달러 가치를 수호하는 것이다. 돈의 양을 줄이면 금리를 낮춰도 인플레이션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3. 자산 시장의 변화: 유동성 축소에 떠는 암호화폐와 실물 자산

연준의 정책 변화 예고는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의 하락 배경
금리 인하 기대감보다 유동성 축소(QT)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유동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은 워시의 ‘강달러·긴축’ 발언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강달러 기조와 실물 자산의 하방 압력
달러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금, 은 등 실물 자산의 가치가 하락함을 의미한다. 워시의 ‘달러 가치 수호’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지난 몇 년간 이어온 원자재 랠리는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4. 향후 전망: 힐 앤 토(Heel and Toe)인가, 단순한 양발운전인가?

워시가 취임 후 보여줄 행보가 단순한 정치적 타협일지, 정교한 정책 조율일지가 관건이다.
2026년 중간선거와 정책의 우선순위
정치적 고려에 의해 금리 인하를 먼저 단행하고 긴축을 선거 이후로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워시가 금리 인하와 유동성 회수를 동시에 정교하게 조절한다면, 이는 경제의 균형을 유지하는 ‘힐 앤 토’ 기법과 같은 고난도 정책이 될 것이다.
일본과 미국의 정책 동조화 가능성
일본은행이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며 금리를 올리는 과정과, 미국 연준이 긴축을 통해 달러 가치를 높이는 과정이 맞물리면 글로벌 유동성은 빠르게 수축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중앙은행들의 ‘입’이 아닌 ‘대차대조표(자산 규모)’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한 장 요약
- 일본은행 현황: 금리를 올리느라 채권에서 28조 엔 손실을 봤지만, 예전에 사둔 주식이 46조 엔이나 올라서 전체적으로는 이득을 보고 있음. (주식으로 채권 손실을 메꾸는 중)
- 케빈 워시의 생각: 인플레이션은 돈을 너무 많이 찍어내서 생긴 문제임. 따라서 연준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빨리 팔아 시장의 돈을 회수(긴축)해야 한다고 주장함.
- 양발운전 전략: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인하’는 해주되, 시장에 풀린 돈은 거둬들여서 ‘달러 가치’를 높게 유지하겠다는 고도의 전략임.
- 시장의 반응: 금리를 내려도 돈 자체를 귀하게 만들겠다는 소식에, 돈이 흔할 때 가격이 오르는 비트코인이나 금, 은 가격이 떨어지고 있음.
- 힐 앤 토 기법: 단순한 양발운전보다 정교하게 브레이크와 악셀을 동시에 써서 경제의 충격을 줄이겠다는 뜻. 워시가 실제로 이 기술을 보여줄지가 관건임.
- 투자 유의점: 앞으로는 금리 인하 소식만 보고 좋아할 게 아니라, 연준이 실제로 시장에서 돈을 얼마나 빨리 회수하는지(유동성 축소)를 잘 살펴야 함.
오늘의 사유
초보의 양발운전과 고수의 힐 앤 토 사이
일본은행은 금리를 올리면서도 돈을 푸는 기묘한 운전을 하고 있다. 장롱면허를 갓 꺼낸 초보운전자가 무서워서 브레이크에 발을 떼지 못하는 형국이지만, 다행히 과거에 사둔 주식이 ‘따갚’을 해주며 사고를 면하고 있다. 반면, 차기 연준 의장으로 거론되는 케빈 워시는 훨씬 정교한 ‘힐 앤 토’를 제안한다. 코너 진입 시 브레이크로 유동성을 잡으면서도 악셀로 금리를 낮춰 차체 밸런스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 금리 인하라는 달콤한 사탕을 먼저 준 뒤, 유동성 회수라는 쓴 약을 제대로 먹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라는 거칠고 변덕스러운 조수석 승객과 함께라면 더욱 그렇다. 결국 우리가 마주할 미래는 유동성이 마른 강바닥처럼 드러나는 강달러의 시대다. 이 고난도 레이스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이제는 금리 숫자가 아닌 중앙은행의 금고 깊숙한 곳을 들여다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