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책 『거래의 기술』에 쓴 대로, 일단 크게 지르고 상대를 압박하며 절대 지지 않는 태도로 협상을 주도합니다.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호주의 턴불 총리처럼 “괴롭힘에 굴복하면 더 큰 괴롭힘이 온다”며 강하게 맞서 존중을 얻어내는 방식이 있고, 카타르 왕실처럼 트럼프가 당장 가려워하는 부분(전용기 문제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며 실리를 챙기는 방식이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는 노후된 전용기 문제로 고생하다가 카타르가 선물한 ‘하늘의 궁전’ 보잉 747을 올여름부터 타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두 가지 전략 사이에서 영리한 줄타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목차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과 2026년 대외 전략: 턴불의 투혼 vs 카타르의 전용기 외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과 함께 그의 11가지 거래 전략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26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의 에어포스원 회항 사건과 카타르의 전용기 기부 사례는 트럼프식 협상술이 어떻게 실전에서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다.
1. 『거래의 기술』로 본 트럼프의 심리 기저와 협상 메커니즘

트럼프의 행동은 예측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의 저서에 명시된 원칙들을 대입하면 철저히 계산된 ‘비즈니스 루틴’임을 알 수 있다.
극단적 요구와 지레의 활용 (Leverage)
트럼프는 협상 초반에 상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최대치’를 요구한다. 이는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어 페이스를 잃게 하려는 전략이다. 턴불 총리의 조언처럼, 이 단계에서 위축되면 트럼프는 상대를 ‘약자’로 규정하고 더 강하게 밀어붙인다. 반대로 강하게 맞설 때 그는 비로소 상대를 ‘협상 파트너’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승리’라는 이미지의 구축과 언론 플레이
트럼프에게 실질적인 이득만큼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겼다”는 것을 대중에 공표하는 것이다. 11번 원칙(절대 패배를 인정하지 마라)에 따라, 그는 협상 결과가 어떻든 자신이 승리했음을 강조하며 관심을 끈다. 각국 정상들은 트럼프에게 ‘체면(Face)’을 세워주면서도 실리를 챙기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2. 호주 턴불 총리의 ‘강수’ 전략: 괴롭힘에는 존중으로 답하라

말콤 턴불 전 호주 총리는 트럼프를 ‘골목대장(Bully)’에 비유하며, 그의 존중을 받는 유일한 방법은 강한 자기주장이라고 강조한다.
난민 협정 사태가 남긴 교훈
2017년 당시 트럼프는 호주와의 난민 수용 협정에 분노를 쏟아냈으나, 턴불은 물러서지 않고 협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는 협정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턴불을 “터프한 협상가”라며 높게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가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비로소 진지한 거래에 임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아첨보다는 실력 행사가 먹히는 이유
트럼프는 본능적으로 상대의 공포를 감지한다. 아첨이나 순종적인 태도는 그에게 ‘더 뜯어낼 수 있는 상대’라는 신호만 줄 뿐이다. 턴불의 조언은 현재 보편적 가치보다 국익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체제에서 동맹국들이 가져야 할 생존 전략의 핵심을 관통한다.
3. 카타르의 ‘맞춤형 선물’ 전략: 에어포스원 인도 공백을 파고들다

강하게 맞서는 호주식과 달리, 카타르는 트럼프의 개인적 니즈와 국가적 현안을 정교하게 결합한 ‘선물 외교’를 선보였다.
4억 달러 ‘하늘의 궁전’과 트럼프의 실리주의
2026년 1월, 노후된 에어포스원의 전기 문제로 다보스행 비행기가 회항하는 수모를 겪자 트럼프는 격노했다. 이 틈을 타 카타르는 호화로운 보잉 747-8 전용기를 기부했다. 트럼프는 “거절하는 것이 멍청한 짓”이라며 이를 흔쾌히 수용했고, 미 공군은 올여름 이를 임시 대통령 전용기로 투입할 예정이다.
가자 평화위원회와 카타르의 입지 강화
카타르는 전용기 선물뿐만 아니라 트럼프가 주도하는 ‘가자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에 적극 참여하며 중동 내 중재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트럼프에게 당장 필요한 ‘성과’와 ‘의전’을 제공함으로써, 자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끌어내는 실리적인 접근법을 취한 것이다.
4. 한국의 선택: ‘터프한 파트너’와 ‘필요한 조력자’ 사이

한국은 트럼프의 관세 폭탄과 방위비 압박이라는 파고를 넘기 위해 두 가지 전략을 혼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략적 줄타기의 필요성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핵심 산업에 대해서는 턴불식으로 우리의 가치를 당당히 주장하며 ‘터프한 협상가’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 동시에 트럼프가 정치적 치적으로 삼을 수 있는 대미 투자나 에너지 수입 등에서는 카타르식으로 그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트럼프 2기의 핵심 키워드, ‘현찰과 충성’
결국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미국 경제에 즉각적인 도움이 되는 ‘현찰’과 자신의 정책 기조에 동조하는 ‘충성’이다. 한국 정부는 2026년 USMCA 재협상 및 관세 이슈 등에서 트럼프의 11가지 전략을 역이용하여, 우리가 그의 ‘필수적인 파트너’임을 각인시켜야 한다.

한 장 요약
- 트럼프의 본질: 자신의 책 『거래의 기술』대로 움직임. 일단 크게 지르고 상대를 겁주며, 자신은 항상 이겼다고 주장함.
- 대응법 A (호주식): “쫄지 마라.” 강하게 맞서야 트럼프가 당신을 존중하고 진지하게 대화에 임함. 굴복하면 끝까지 뜯김.
- 대응법 B (카타르식): “필요한 걸 줘라.” 고장 난 전용기 대신 호화 여객기를 선물하는 식으로 트럼프의 기분을 맞춰주고 큰 실리를 얻어냄.
- 최근 이슈: 2026년 초 전용기 고장으로 화난 트럼프에게 카타르가 준 비행기가 올여름 ‘임시 에어포스원’으로 투입됨.
- 결론: 한국은 무조건 맞서기만 해서도, 무조건 퍼주기만 해서도 안 됨. 사안에 따라 호주식과 카타르식을 섞어서 트럼프의 ‘자존심’과 우리의 ‘실리’를 바꿔야 함.
오늘의 사유
골목대장과 비즈니스맨, 그 사이의 트럼프를 대하는 법
트럼프는 정치인이기 전에 철저한 ‘장사꾼’이다. 그에게 동맹은 변치 않는 약속이 아니라 매일 아침 갱신해야 하는 ‘유료 구독 서비스’에 가깝다. 턴불 총리가 간파했듯, 그는 상대의 공포를 먹고 자라는 포식자다. 우리가 “제발 봐달라”며 아첨할 때 그는 더 큰 청구서를 내밀 것이다. 하지만 카타르의 사례는 또 다른 길을 보여준다. 그가 가장 갈구하는 ‘의전’과 ‘승리’의 그림을 그려주면, 그는 의외로 쉽게 마음을 열고 선물을 챙긴다. 결국 2026년의 국제 정치는 트럼프라는 거대한 자아(Ego)를 어떻게 요리하느냐의 싸움이다. 때로는 멱살을 잡고 싸우는 터프함을, 때로는 그가 가장 필요로 하는 전용기를 내미는 영민함을 동시에 발휘해야 한다. ‘거래의 기술’에 맞서는 우리의 기술은, 그보다 한 수 앞선 ‘심리의 기술’이어야 한다.
#거래의 기술
1. 크게 생각하라 (Think Big): 목표를 크게 잡아라. 목표가 작으면 성과도 작다. 역사에 남을만한 큰 거래에 도전하라.
2.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하라 (Protect the Downside and the Upside Will Take Care of Itself)
3. 최악의 상황에서 빠져나갈 탈출구를 마련하라 (Have an Exit Strategy):모든 협상이 성공할 수 없다. 실패할 경우 손실을 최소화하고 빠져나올 방법을 미리 준비하라.
4. 시장과 트렌드를 숙지하라 (Know Your Market)
5. 협상에서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라 (Use Leverage) : 상대가 원하는 것을 분석해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상대의 약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협상의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
6. 최대한 과장하고 관심을 끌어라 (Enhance Your Reputation and Create Buzz): 언론의 관심을 끌면 협상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 본인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시장에서 중요한 인물로 보여야 한다.
7. 상대를 압박해서 협상의 주도권을 쥐어라 (Get the Best Deal and Push Hard) : 극단적인 요구를 먼저 제시한 뒤에 타협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하는게 효과가 좋다.
8.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행동하라 (Be Confident and Assertive) : 약하게 보이지 말고, 자신감있는 태도를 유지하는게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가져갈 수 있다.
9. 기회를 잡고 빠르게 행동하라 (Be Opportunistic and Move Quickly)
10.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라 (Think Outside the Box)
11. 항상 승리하는 태도를 유지하라 (Always Win and Never Settle for Less) : 협상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절대 패배를 받아들이지 말고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 작은 타협에 만족하는 것은 실패다.